왼손자비가 선물해준 천명관의 <고래>
강력추천을 받은 데다 선물까지 받아 더 의미 깊은 책. ㅋㅋ
처음에는 그냥 재밌는 소설 읽는 기분으로 책장을 펼쳤는데
이거야 원... 재미는 둘째치고 주인공 춘희와 금복의 설정이 너무 불편해서 초반엔 내가 이걸 다 읽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. 처음 몇 장은 머리에 안 들어와서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다는-_-;;
솔직히 말하면 난 이런 밑바닥 인생의 대 서사시는 익숙치가 않다. 오로지 즐거운 기분을 느끼려고 읽는 소설에서 자극적인 묘사로 마음이 무거워져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고나 할까.
허나 이내 재미가 붙으면서 불편함쯤은 곧 자연스레 익숙해졌고 금복과 춘희의 파란만장 인생역전에 폭 빠져버렸다. 읽다 보면 다소 실소를 금치 못하게 황당한 장면도 다수 등장하나 그런 것들은 일단 재밌으니까 패쓰해도 무방할 듯.
결국 아쉽고도 찜찜한 기분으로 (하지만 시속 100km!!!)소설을 끝마쳤으나 이런 기분을 유감 없이 날릴 수 있게 된 것은 권말에 수록된 해설을 읽다 발견한 행운 때문이었다.
"판타지"
읽는 내내 무거웠던 내 마음이 홀가분 해 진 것은 바로 저 한 단어 덕분이었다.
그래... 금복이와 춘희의 이야기는 다 판타지일 뿐인 것이야.
허구 중에서도 허무맹랑에 가까운 판타지!
...뭐 재미도 재미지만 <고래> 앞에서 이런 식으로 겨우 마음을 놓는 심약한 독자라는 걸 깨닫게 된 것도
수확이라면 수확이랄까...;;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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